일 잘(쉽게)하는 방법

“열심히 하는데도 왜 일이 잘 풀리지 않아요”
“나름 한다고 했는데 결과물은 부족하고 윗사람들 눈치보기 바쁩니다. 어떻하죠?”
“이 분야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무지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신입사원 교육과 후배 멘토링을 하면서 이따금씩 듣는 질문들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요즘엔 시작하는 것부터 어렵지만) 1~2년차 즈음 겪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회사에서는 그런 어리광을 일일히 받아줄 수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심각한 고민거리. 이런 고민들의 직접적인 현상은 다양하지만 원인은 대개 두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두번째는 과정과 방법에 대한 무지 혹은 이해부족이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본인의 의지로 극복해야 한다. 교육과 멘토링으로도 한계가 있다. 현실을 담담하게 인정하고 본인의 실력과 의지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와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도록 스스로 단련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과정과 방법에 대한 이해부족은 학습과 직간접 경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자기 의식을 일깨우는 자기계발서나 사내외 교육, 그리고 직장상사, 선배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 일반적으로 위 그래프와 같은 ‘일에 대한 선입관’이란 게 있다.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직무능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다. 학교나 사회에서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식의 막연한 조언이 만연해 있다. 물론 옳은 말이지만 그 과정에는 좀더 다양한 변수가 있다. 즉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도 그에 비례해 직무능력이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직무능력과 성과는 별개다.

↑ (직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단순 직무의 육체 노동은 시간과 노력 여하에 따라 빠르게 그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이 지닌 육체의 한계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은 도달하기 힘들다. 때문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업이나 협업이라는 방법이 동원된다.

↑ 반면 전문 기술직의 경우 해당 기술을 습득하는데 일정기간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 과정 동안에는 좀처럼 직무능력이 향상되지 않지만 어느 단계를 지나면 빠르게 향상된다. 소위 ‘직업의 달인’이나 ‘장인’들이 이러한 과정을 겪은 이들이다.

↑ 지식 노동의 경우 시간과 노력, 직무능력의 연관 관계가 그리 간단치 않다. 처음에 쉽지 않다가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빠르게 직무 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다가 슬럼프를 맞게 되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지식 노동이 지닌 고유 특성으로 개개인의 자질과 노력 여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무리 천재라도 한 두번쯤의 슬럼프는 겪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식 노동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기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보통 직장생활 1~3년차 즈음에 임계점 A에 도달하게 된다. 일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약간의 자신감과 함께 욕심을 내기 시작할 때 벽에 부딪히게 된다. 이를 극복하면 직무 능력은 상승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한 자괴감이나 자기 비하에 빠지고 환경(회사나 조직) 탓을 하게 된다. 임계점 A’의 경우 과차장급 중간 관리자들이 한 번쯤은 겪는 과정이다. 직무 변화를 받아들이거나 실무자가 아닌 관리자도 변신을 요구받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식 노동의 특성은 임계점 A와 A’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 번 익히면 오래도록 지속되거나 사라지지 않는 육체, 기술 노동과 달리 지식 노동은 시간과 노력 투입이 멈추는 순간 직무 능력이 급격히 도태된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지식 노동의 특성이다. ‘업보’라고 하기도 한다. ^^

↑ 여준영 대표의 조언 중 일에 관한 공식에 따르면 일은 의지와 능력, 경험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일을 하되 잘하고 잘하되 쉽게 해라’는 말이다. 일단 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 일이란 기획 – 조직화 – 의사결정 – 행동의 연결 과정이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과정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어느 단계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지를 면밀히 살핀다음 이를 해결해야 한다.

↑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계획하고 실행하고를 반복함으로 인해서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기획과 조직화는 지도 찾기에 비유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를 결정하면 행동에 옮긴다. 길을 걷다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길을 잘못 들 수도 있다. 이럴 땐 중간 중간에 과정을 점검하고 다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먼 길을 한 번에 가기보다는 마일스톤(중간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길을 찾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 다시 일에 관한 공식으로 돌아가서 … 이제 여러분은 시행착오를 통해 일하는 방법을 익혔다. 경험이 쌓인 것이다. 이제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지도만 보면 어느 길로 가야할지 대충 나온다. 때문에 빠르게 판단해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중간 점검을 통해 일을 보다 정확하게 추진할 수 있다. 여기에서 경험치가 등장한다. 게임이든 현실이든 경험치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쌓이면 일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요행과 도움에만 의지해 자신만의 경험을 얻지 못하면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된다.

일을 잘하는 방법? 원론적으로 그런거 없다. ^^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능력 배양과 함께 어느정도의 경험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시행착오로 인해 때로는 자괴감과 실망의 늪에 빠져 영영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지만, 그 모두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 세상에 그치지 않는 비는 없듯이 과정을 극복하면 실력으로 돌아온다. 그 실력이 쌓여서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곧 개인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소위 일 잘하는 상사와 선배들은 대부분 이런 과정을 겪었다.

p.s>
사실 이게 끝이 아니다. 실력과 경험을 통해 일을 잘-쉽게 하게 되면 어느 순간 일을 잘-쉽게 시켜야 하는 단계가 온다. 실무자가 아닌 리더가 되는 것이다. 개인이 아닌 조직의 능력과 경험치를 배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는 또 다른 패러다임이 존재한다. 필자도 익히는 중이다. ^^

그래서 인생에는 끝이 있지만 일에는 끝이 없다고 하나 보다. 물론 맘먹기 달렸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