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구현의 사례 고찰, HW냐 SW냐?

어느 공동구매몰의 뉴스레터를 읽다가 흥미가 동하여 사례 고찰을 해보았다.
워드스케치라는 제품이 있다. 일종의 전자사전으로 영단어의 의미를 텍스트 위주가 아닌 그림으로 표현해 암기 효율을 극대화하는 학습용 제품이다. HW 단말기는 별 것 아닌데 콘텐츠가 흥미롭다. 도해사고력이 기억력을 돕는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화된 만큼 기존 플래시카드류의 단어장보다 확실히 효과가 높을 것 같다.

가격은 30만 원대다. e북과 동영상 강의 시청 등 PMP 기능을 갖춘 터라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볼 수는 없어도 만만치는 않은 가격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입시/외국어 교육시장을 겨냥한 만큼 받아들일 만한 가격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게다가 SW와 콘텐츠를 특정 HW에 가둬 놓았다. Lock-In 효과와 함께 판매가 상승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국내 교육시장의 특성상 나름 일리가 있는 전략이지만 굳이 HW를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잘 팔릴 것 같지는 않다. 만일, 그림을 이용한 단어 암기라는 아이디어를 SW로 구현하는데 집중한다면 어떻게 될까?

1) 전용 HW가 필요치 않으므로 개발기간과 투자비가 절감되고 유지보수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2) 절감된 비용만큼 콘텐츠 투자와 단가 인하가 가능하다.
3) 가격경쟁력 향상으로 판매량이 늘어난다.
4) 수익성이 높아진다.
5) 높아진 수익을 바탕으로 재투자가 용이하다.

이를 구현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당장 떠오르는 건 세가지다.

e러닝 서비스 전략
웹사이트 기반으로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무료 콘텐츠를 맛보기로 제공하고 유료 결제를 유도한다. 메가스터디 등 다수 e러닝 서비스가 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자체 유통망을 확보하는 셈이다. 다만, 구축/운영에 적지 않은 기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홍보/트래픽 관리도 만만치 않고 단순한 아이템만으로는 유료 결제 비율도 낮다.

CP 전략
제휴나 계약을 통해 포털이나 교육기관 등에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공급한다. 정액 혹은 종량제 단위로 콘텐츠 제공료를 받는다. 각종 사전 콘텐츠가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지만, 수익 기반이 의존적이라는 한계가 따른다. 또한 다수 포털이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하길 원하고 콘텐츠 제공 댓가에도 인색하다. 따라서 수익성이 높지 않다.

앱 스토어 전략
콘텐츠를 담은 모바일 앱(아이팟/아이폰/안드로이드)을 개발해 배포한다. 맛보기 수준의 홍보용 무료 앱을 미끼로 유료 앱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애플 앱스토에서 판매되는 교육용 앱이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비록 애플에게 삥은 뜯기지만(30%) 유료 결제 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다. 부가적으로 추가 콘텐츠에 대하여 In-App Purchase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앱 스토어 전략은 앱개발이 필요하나 개발 난이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전용 HW 단말기 제조에 비하면 세발의 피 수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용이하다. 아직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국내 스마트폰 보급댓수가 1천만 대를 넘어선 만큼 향후 시장성은 충분하다. 단어 암기와 사전 콘텐츠는 모바일에도 잘 들어맞는다.

… 라는 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고.

실제 그렇게 하지 않는데는 (내가 모르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 교육시장에서 단말기라는 현물가치와 Lock-In 효과를 내가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HW냐 SW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구현의 완성도와 소비 매력이 있다면 플랫폼의 차이는 극복할 수 있다.

다만 트랜드에 편승하자면 … 굳이 HW에 담기보다는 SW만으로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워드스케치라는 제품을 보면서 든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