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블로그”를 아시나요?

근래 원조 메타 사이트 중 하나인 블로그코리아의 리뉴얼건에 대해 블로거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창했던 리뉴얼 출사표에 비해 실상은 그렇지 못해 실망감은 안겨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올블로그가 워낙 잘하고 있기 때문에 블로거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블로그코리아가 맞추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군요. 어쨌든, 좋은 메타 사이트가 생겨난다는 것은 블로거 입장에서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블로그코리아 리뉴얼 소식을 듣자하니 블로깅을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나는군요. 그때 블로그코리아, 올블로그뿐만 아니라 “지하철 블로그”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블로그”라고 아십니까?

최근에 블로그를 시작하신 분들은 태반이 들어보지 못했을 테지만, 비교적 블로그를 일찍 시작하신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원조랄 것까지야 없지만, 초기 메타 사이트 중 하나였고 나름대로 얼리 블로거들의 시선을 끌었던 지하철 블로그. http://www.subwayb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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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무렵, 처음 지하철 블로그에 가입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꽤나 신선한 컨셉에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방문해 보시면 알겠지만, 서울시 지하철 노선표를 펼쳐놓고 각 전철역을 클릭하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블로거의 블로그 리스트가 펼쳐집니다. 가입 절차도 간단했고 원하는 이미지(배너)를 등록해서 자신의 블로그를 표현하는 등 편의성도 괜찮았습니다.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와 달리 포털을 표방했던 드림위즈가 제공하는 메타 사이트였기에 신뢰감도 있었습니다. “잘만 가꾸면 꽤나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메타 사이트로 성장하겠구나!”라는게 당시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그 이후 발전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결국, 수년이 흐른 지금, 잡초만이 무성한 잊혀진 메타 사이트가 돼버렸습니다. 서비스 담당자도 없는지 게시판에 스팸 글이 도배되어도 처리하질 못하고 있군요.

GIS 매쉬업 + 소셜 커뮤니티 + 지역 광고

비록 망가지긴 했지만, 지하철 블로그가 생겨날 당시 잠재력은 무궁무진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지역 정보를 기반으로 한 메타 사이트라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간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블로그의 RSS 정보를 받아서 기본적으로 시간순이나 인기도순으로 리스트를 뿌려주는 게 고작인 메타 사이트의 분류 방식에 비하면 앞서가도 너무 앞서간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지하철 블로그가 계속 꾸준한 성장을 했다면, 지금 올블로그와 좋은 경쟁 관계를 구축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하철 블로그는 매쉬업하기 적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광고 시스템을 붙이기에도 딱 좋은 서비스입니다.

가정 1. GIS 매쉬업
간단히 지하철 블로그와 구글 맵이 매쉬업된다고 생각해 보죠. 구글 맵이 심심하다면 네이버 지도나 콩나물 지도를 붙여도 좋겠지요. 지하철 노선표만 나오는 것보다 훨씬 다채롭고 활용도 높은 서비스가 나왔을 겁니다. 아마 세계 최초의 매쉬업 기반 메타 사이트가 되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지도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태터툴즈와 티스토리에도 지역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지역 태그와 연동하면 풍부한 블로그 콘텐츠를 메타 사이트로 끌어들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정 2.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커뮤니티 형성을 고려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 역별로 게시판 하나씩 붙여 둔 게 고작이었죠. GIS 매쉬업을 통해 서비스 활용도를 높이고 블로거들의 관심을 더 이끌어 낸 뒤, 블로거들이 끼리끼리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에 더 정성을 쏟았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미투데이’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를 적용한다면, 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을 겁니다. 자기 집이나 학교, 직장 근처에 블로거들이 모여 있다면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더 친밀하고 실용적인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했을 겁니다.

‘강남역 블로거들 오늘 7시 번개합니다. 모이세요!’
‘신천역 해주 냉면 맛있나요?’
‘미아역 주변 오피스텔 월세 얼마나 하나요?’
…. 등등 여러 가지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특별히 소셜 커뮤니티를 따로 가입하거나 운영하지 않아도 지하철 블로그 안에서 다 해결이 가능합니다.

가정 3. 지역 광고 시스템
애드센스를 비롯 개인 수익 모델을 적용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블로그니 만큼, 지역 기반 메타 사이트라면 타 서비스보다는 수월하게 광고 유치가 가능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홍대역 앞에서 라면집을 하는 광고주가 홍대역, 신촌역, 합정역, 상수역 인근의 블로거를 대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다면 그냥 애드센스에 광고를 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온라인 광고뿐만 아니라 요즘 이슈인 블로그마케팅 쪽 접근도 지역 기반의 인프라가 제공된다면 더 수월할 겁니다. 지하철 블로그의 경우 지역 기반이기 때문에 보다 나은 접근성, 더 정확한 타겟 광고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올블로그도 올블릿 등 광고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을 보면 전혀 꿈같은 얘기는 아니죠.

특색있는 메타 사이트를 기대한다

다양한 가능성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블로그는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초기 런칭 이후 이렇다할 리뉴얼도 없었고요. 서비스에 가입한 블로거를 살펴보면 드림위즈 블로거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드림위즈 자체에서 드림위즈 블로거를 위한 파생 서비스 정도로 여겼지. 본격적인 메타 사이트로 발전시킬 계획은 없었나 봅니다. 좀 더 기획과 지원이 투입되었다면 …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블로그코리아의 몇 가지 실수를 지켜보면서 지하철 블로그가 생각이 났습니다.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블로그코리아도 올블로그를 의식만 했지 올블로그를 한계를 넘어설 독창적인 무기를 준비하진 못한 듯합니다. 메타 사이트의 성공 가능성을 올블로그가 보여준 만큼 앞으로 메타 사이트 시장에도 새로운 도전자가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남들 다 하는 서비스를 또 만든다고 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을 것입니다.

비록 지하철 블로그는 실패했지만, 새로운 도전자가 생긴다면 특색있는 서비스로 무장하길 바랍니다. 사용자에게 더 편리하고 유용한 메타 사이트가 출현하길 기대합니다. 물론, 그때쯤이면 올블로그는 더 발전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

““지하철 블로그”를 아시나요?” 에 대한 36의 댓글

  1. 핑백: 좀비씨 이야기

  2. 이런 사이트가 있었군요..
    실은 저도 회사 사이트 기획에 지역을 기반으로 한 메타사이트를 검토를 했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중지된 상태인데 다시 검토해 봐야 겠슴다.

    1. 의외로 국내 웹서비스 중 지역 기반 서비스가 부족하더군요. 좋은 서비스가 태어나길 기대합니다.

  3. 드림위즈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많이 시도했었군요.

    태터와 티스토리의 위치로그, 그리고 이올린에서의 ‘지역’ 서비스가 이러한 시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위치로그의 가능성은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언젠가는 이러한 시도들이 결실을 맺는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 콜럼버스의 계란이란 거 인터넷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되는 거 보면 너무 간단한 원리지 싶은데, 막상 좋은 사이트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어쨌든 날카로운 생각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5. 드림위즈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미국 뉴욕의 지하철 블로그를 베낀 것이죠. 드림위즈 독창적 아이디어였으면 블로거들이 꽤 칭찬했겠죠. 뉴욕지하철블로그는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참고:http://www.dal.kr/blog/archives/000188.html

    1. 뉴욕지하철블로그를 벤치마킹한 것이로군요. 어쩐지 괜찮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뉴욕은 뉴욕이고 … ^^ 아이디어는 가져와도 국내 환경에 잘 맞게 발전시킬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게 아쉽네요.

    2. 그러게요 잘 운영되면 지역 블로거들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인데요.

  6. 저도 초기에는 꽤 독특한 서비스라 등록했었는데 변화가 없어 점점 안가게 되더군요. 그 이후로 잊고 있었는데 망했나보네요;;

  7. 저도 이전 블로그들 중에 하나를 가입했었는데요…^^
    즐겨찾기 해 놓고 두어번 가본 뒤에… 죽은 사이트라는 걸 알게 되고서는 안 가게 되더군요. ^^;;;

  8. 제가 기억하기로는 DreamWiz에 피인수된 intizen 에서 시작한 서비스지요…
    인티즌에서 블로깅을 2003년부터 시작했던지라 기억이 납니다…

    해외 사이트를 소개하셨는데.. 언제부터 시작한건지 궁금하구요…
    워낙에 인티즌이 소수 블로거들만이 쓰던 서비스라
    크게 이슈화가 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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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저도 등록만 하고 방문은 그리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
    관리가 거의 되고 있지 않군요 …
    안타깝네요 …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는데 … ^^

  12. 좋은 서비스이네요~ 블로그 태그 중에 위경도 좌표를 넣을 수 있게 한다면, 구글맵이나 구글어쓰에서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겠군요~

    마치 Panoramio 처럼 말이지요~

  13. 앗.. 저 위에 NoPD님 여기서 또 뵙네요 ㅎㅎ
    2003년에 인티즌의 마이미디어(MM) 블로그란 서비스가 오픈하면서 함께 서비스 되던것이죠~
    몇년뒤 드림위즈가 인티즌을 인수한건지 마이미디어를 인수한건진 기억이 가물가물하나.. 그때 함께 드림위즈로 가버렸죠~

  14. 2004년 지하철이 개설된 광주광역시와 또 대전광역시도 얼마전에 생겼는데 노선개설해달라고 메일을 보내도 답장하나 없습니다 -_-a

    1. 아마도 관리자가 없나 봅니다.
      저 역시 용산-덕소 신설 구간을 반영해 달라고 메일을 보낸 바 있는데 답신이 없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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