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는 과연)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

IT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 ‘클라우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개념인 만큼 이해가 쉽지 않다. 배경 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단어 그대로 뜬구름 잡는 말로 들린다. 클라우드에 대해서 다양한 정의와 해설이 오가지만 개인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이해를 이렇게 하고 있다.

– 메인프레임 시대: 1대의 (대형)컴퓨터를 여러 명의 사용자와 같이 나눠 쓴다.
– PC 시대: 1대의 (개인용)컴퓨터를 한 사람만 쓴다.
– 클라우드 시대: 1명 혹은 여러 명의 사용자가 다수의 컴퓨터(서버)를 필요한 만큼 쓴다.

몇 년 전 유행하던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에 대한 해설을 차용한 것으로 이렇게 정의하면 美국립표준기술연구원이 정의한 클라우드의 5가지 특징(주문형, 접근성, 가상화, 신축성, 측정성)에 대충 들어맞는다. 아무튼 클라우드는 (네트워크 모델이 의례 그렇듯이) 개념을 잡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파편화된 웹검색 자료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체계적인 이해를 위해 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책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클라우드 혁명’이다.

클라우드 혁명8점
찰스 밥콕 지음, 최윤희 옮김, 서정식 감수/한빛비즈

원제는 Management Strategies for the Cloud Revolution – 클라우드 혁명을 이끌기 위한 관리 전략이라는 책이다. 또한 이 책에는 ‘소셜이 개인의 화두라면 클라우드는 기업의 화두이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책의 성격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즉 개인보다는 기업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혹은 구축)할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시스템 엔지니어를 위한 전문서는 아니며 CEO, CIO, CTO 등 경영/기술 관리자를 위한 클라우드 지침서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Part 1~5까지 책의 전반부는 클라우드의 의미와 사례, 신축성, 가상화 같은 클라우드의 주요 특징을 다루고 있으며,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같은 핵심적인 배포 모델에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여타 클라우드 관련 입문서와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Part 6에서 시작하는 후반부에 들어서는 달라진다.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거의 무한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등의 장밋빛 청사진에 가려진 클라우드의 어두운 이면을 짚고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 보안과 종속화(Vendor Lock-in), 표준 포멧 등 현재 발생하고 있고 향후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에서 IT 전문기자인 저자의 내공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IT조직의 재편성에 대해 논한 부분이 인상 깊다. 개인적으로 클라우드 도입의 가장 큰 장애물은 경영자나 사용자가 아닌 기업 내부의 IT조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 시대에서 PC 시대로 넘어오면서 메인프레임 관련 기술자들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듯이 PC(서버-클라이언트) 시대에서 클라우드로 넘어갈 경우 기존 IT 기술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이다.

책에서는 클라우드가 단순히 기술적인 데이터센터 이슈를 넘어 인터넷의 근본적인 변화는 물론 산업경제 전반에 새로운 혁명의 물결을 가져올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다소 비약이라고 여겨지긴 하지만 잠재력은 어느정도 인정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직역 위주의 번역 문제다.
언론학 박사이면서 신문사 외신부장을 지낸 모 선배에 따르면 번역은 ‘부정한 미녀(읽기는 깔끔하지만 원문에서 멀어진 번역)’와 ‘정숙한 추녀(원문에 충실하지만, 가독성 떨어지는 번역)’ 사이의 줄다리기라고 한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그래서 내내 불편했다. 사람도 그렇지만 책도 일단 예쁜게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