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OS는 공짜지만 크롬북은 비싸다

구글 크롬북(ChromeBook)이 드디어 정체를 드러냈다. 크롬북은 구글의 크롬 OS가 장착된 클라우드 기반의 신개념 노트북 PC다. HW는 일반 넷북과 큰 차이가 없으나 SW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OS와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네트워크 연결을 필요로 하는 클라우드 기반이다.

개념 자체는 90년대 후반 썬(현재 오라클)이 주창했던 NC(Network computer)의 발전형이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듯.

크롬북은 윈도7 같은 비싼 설치형 OS와 대용량 내부 저장장치(HDD)가 필요치 않다. 때문에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고 SW 구입 및 유지 관리에 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보안 수준도 높다. 클라우드가 알아서 보안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악성코드와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격도 일반 노트북 PC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고 용량이나 유지관리 비용도 없거나 매우 적다. WiF와 3G망이 발달한 현재 네트워크만 연결할 수 있으면 손쉽고 간편하게 개인의 컴퓨팅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제품인 셈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개인적으론 크롬북의 앞날이 마냥 장밋빛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구글의 선전선동(?)만 믿고 있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다.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비싸다.

크롬북 생산은 에이서와 삼성전자에서 담당하며 오는 6월 15일 출시 예정이다. 가격은 에이서 제품이 최저 349달러. 삼성 제품은 WiFi 모델이 429달러, 3G 모델이 499달러로 알려졌다.

향후에는 더 많은 제조업체의 참여와 그로인한 제품가 하락이 예상되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익숙하고 활용도 높은 윈도OS가 장착된 넷북이 300~500달러 수준에서 판매된다. 애플 아이패드2를 포함한 태블릿 또한 500달러 수준이다. 게다가 이런 JoliBook이라는 클라우드 넷북까지 나오고 있다. 비슷한 카테고리에 얽혀있는 넷북과 태블릿에 비해 딱히 가격적인 메리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비싸다.

구글은 크롬북을 구매하는 대신 임대 형식으로 월 사용료는 내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이나 교육 시장이 대상이다. 비즈니스 용은 월 28달러이며, 학생용은 20달러다. 월 2~3만원 수준이니까 얼핏 저렴해 보이지만 3년 약정이라는 부담이 있다. 결국 3년간 총소유비용(TCO)은 70~100만원인 셈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도 있다. 3G 크롬북의 경우 월 100MB의 무선 데이터 용량이 주어진다. 이 한도를 넘으면 1GB당 월 20달러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스마트폰도 적게 써도 월 200~300MB의 데이터 용량을 쓰는데 크롬북의 경우 1GB도 벅찰 수 있다. 스마트워크를 지향하는 인터넷 기업이라면 모를까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교육 시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기업이나 학교에서 대량의 노트북 PC를 운영할 때 발생하는 유지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외에 딱히 추가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런지 의문이다.

<구글의 크롬북 홍보영상 '이걸 과연 믿을 수 있을까?' >

물론 크롬북의 가격은 HW를 만드는 제조사와 이통사의 참여와 협상으로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등장할 크롬북은 300달러 대, 혹은 200달러 대에 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장 볼륨이 커질 수록 가격 경쟁력을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크롬 OS를 굳이 넷북 형태로 내놓아야 했는가?라는 의문은 남는다.

어쩌면 크롬 OS는 넷북이 아닌 태블릿에 탑재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
허니컴 같은 태블릿용 안드로이드 OS가 있지만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 용도에는 아직 제한적임이 드러나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달리 크롬 OS를 고해상도 제약도 적고 웹브라우저 기반이라 기기 이식과 플러그인 처리 등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그리고 구글이 크롬 웹 스토어를 만들어 내놓는 걸 보면 앱(App.) 지원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본다. iOS도 아이폰용 앱과 아이패드용 앱이 구분되는 경향이 짙은데, 구글 역시 스마트폰에는 안드로이드 OS를, 태블릿에는 크롬 OS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이라고 본다. 구글의 장점을 잘 살려 클라우드에 특화된 태블릿 OS로 자리매김 한다면 … 아직 클라우드 지원이 약한 애플의 iOS와도 좋은 승부를 벌일 수 있지 않을까?

p.s> 구글이 아니라면, 웹 OS를 밀고 있는 HP의 행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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