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우선주의

직원 우선주의6점
비니트 나야르 지음, 박선영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요즘 점점 책을 고르는 선구안이 떨어지는 듯 하여 마음이 편치 않다.
보통 5권 정도를 구입하면 2~3권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통찰력이나 텍스트에 대한 감이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서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책을 구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북 마케팅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직원 우선주의’ 역시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책이다. 아마 신문 서평을 보고 읽어봐야 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하버드가 인정한 신 경영 전략’이라는 거창한 부제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다소 실망스럽다. 내 기대가 컸던 탓이겠지. 원제인 ‘Employees First, Customers Second’가 책의 내용을 100% 묘사하고 있다.

HCLT라는 인도의 IT 기업 CEO를 지낸 비니트 나야르가 어떻게 조직 혁신을 일으켰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비니트 나야르는 보신주의에 빠진 HCLT를 혁신하기 위해 절충안이 아닌 파격안을 채택, 끊임없이 내부 소통에 힘썼다. 제도적으로 스마트 서비스 데스크(수평적인 문제관리시스템)라는 독특한 형태의 제도와 공개형 360도 다면평가 시스템을 활용했다. 상명하복의 피라미드 구조를 파괴하고 관리자의 역할을 재조정했다. CEO인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도 대폭 이임함으로써 모범을 보였다고 한다.

국내에선 낮선 인도 IT기업의 성공 스토리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소재이긴 하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별로다. 딱히 번역 문제라기 보다 원문이 그런 식인 듯. 책 내용의 2/3는 ‘밥 먹으면 배부르다’ 식의 모호한 장광설이지만, 후반부 1/3 정도는 귀 담아 들어야 할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해주고 있다.

직원 중심주의를 표방하지만 이론적 배경이나 실행론은 슬랙보다 약하고 스토리텔링은 샘코스토리 보다 빈약한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