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과 성과의 함수 관계

직장에서 ‘직급이 올라갈 수록 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내야한다)’ 혹은 ‘성과가 높을 수록 직급이 높아진다’는 명제에 대하여 나름대로 썰(說)을 풀어본다. 우선 직급과 성과간의 연관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아래 [그래프 1]과 같은 좌표계가 있다고 가정한다. 가로축이 직급(경력)이고 세로축이 성과다.

↑ [그래프 1] 직급성과 함수그래프

‘직급이 올라갈 수록 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위 점선과 같이 x=y 그래프가 그려진다. 이를 기준선이라고 하자. 기준선 위쪽은 (+)분면, 아래쪽은 (-)분면이다. (+)분면은 직급보다 한 수준 더 높은 성과를 내는 영역이고, 반대로 (-)분면은 직급보다 낮은 성과를 내는 영역이다.


↑ [그래프 2] 관용 영역

위 [그래프 2]에서 기준선을 중심으로 위쪽의 하늘색 영역과 아랫쪽의 노란색 영역이 모두 관용 영역이다. 이 영역에만 들면 직급보다 더 잘 해도, 조금 못해도 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리 A는 열심히 노력해서 현재 직급보다 높은 성과를 내고 있고 회사로 부터 인정도 받고 있다. 반면, 부장 B는 기대수준에 대체로 부응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그간의 경험과 실적을 인정받고 있기에 무난히 자리 보전을 하고 있다(^^).

↑ [그래프 3] 위험 영역

직급의 상하와 관계없이 초과 성과에 대한 기대는 늘 일정 수준 이상이지만, 미달 성과는 직급이 높을 수록 야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프 3] 예를 들어 일개 사원의 실수는 왠만하면 눈감고 넘어갈 수 있지만, CEO나 본부장은 딱 한 번의 실수로 인해 골로 가는 수가 있다. 직급이 올라갈 수록 책임도 커지는 법이다. 현재 직급에 비해 너무 높은 성과를 내는 것도 반드시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 [그래프 4] 일반 사례

위 [그래프 4]의 C, D, E, F 행로는 각각의 사례에 나타난다. 하나씩 살펴보자.

C 행로: 직급이 높아질 수록 더 높은 성과를 내는 행로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나는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착각의 자유다)

D 행로: 어리버리한 신입에서 점차 성과를 인정받다가 위로 올라갈 수록 한계를 부딪혀 좌절한다. 바로 당신이 걷게 되는 길이다. (-.,-)

E 행로: 한 번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채 일찍 도태되고 마는 경우다. 당신의 상사가 바로 이런 경우다. (비웃지 말지어다. 몇 년 후 당신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F 행로: 소위 ‘엄친아’의 길.
당신의 상사는 ‘최고의 재원’이라며 치켜 세우고 동료/후배들은 ‘부럽다’, ‘멋지다’며 박수 치겠지만 속으로는 ‘위험한 놈’, ‘재수없는 놈’으로 찍힌다. 하지만 성과란 어떤 방식이든 희생이 따르기 마련. 잘 난체 하다가 뒤통수를 맞는 수가 있다. ‘밝은 빛을 내는 초는 일찍 타버린다’는 속담도 있듯이 자칫 자기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미비한 보상에 따른 불만, 과로 등으로 번아웃(BurnOut)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경우 퇴직이나 이직,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 입장에서도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신경 쓸 필요 없다.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길이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직급과 성과간의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그런게 있기는 할까?

↑ [그래프 5] 권장 사례

우선 위 [그래프 5]에서 보듯 직급이 올라 갈 수록 관용 영역이 줄어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위 직급에서 다소 좌충우돌하더라도 다양한 직무 경험과 인맥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해보는 그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인사 발령이나 업무 평가에서 기대와 다른 결과를 받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좀 부족하고 서투르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고와 바른 태도만 갖춘다면 시간은 당신의 편이다.

다만 좌충우돌이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직급이 올라가면서 성공과 실패의 진폭을 줄이고 (-)영역이 아닌 (+)영역으로 자신을 몰고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스스로의 실력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지지해주는 선후배와의 관계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상위 직급일 수록 휘하에 좋은 사람을 모아 성과를 일구도록 이끄는 것이 핵심이다. 리더십이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p.s>
장황하게 글과 그림을 늘어놓았지만, 위 그래프에 나타는 명제들은 참일 수도 있고 거짓을 수도 있다. 100% 본인의 탓일 수도 있고 환경과 조직 탓일 수도 있다. 세상 일이 늘 그렇듯 직장 생활에 있어서도 늘 옳고 바른 길만 있을리 없다. 어쩌면 직급과 성과 사이에는 이상이나 논리보다 인간적인 행로가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지도 모르겠다.

“직급과 성과의 함수 관계” 에 대한 1의 댓글

  1. 재밋는 포스팅이네요 ^ ^
    아직 초년생인데 아하 싶은 구절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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