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의 미학

“보고를 하면 그 책임의 90%가 보고를 받는 사람에게 간다. 따라서 보고는 정확히, 제때,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그게 보고의 미학이지.”

조직개편이 있던 날 저녁, 막걸리 주전자를 기울이면서 직장선배가 건낸 말이다. 어느새 보고를 하기보다 보고를 받는 경우가 좀더 많아진 지금의 내게 절실히 와닿은 말. 보고라는 것이 폭탄 돌리기처럼 책임을 윗사람에게 떠넘기는 효과도 있고, 특히 보고서라는 형태로 표현될 때 증거 남기기라는 면피성 행위임을 전혀 부인하지는 못할 터. []

하지만, 보고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공유이자 소통이다.
보고가 단순히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전달하는 단방향 정보 전달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보고 후에는 대개 문의와 지시(혹은 요청)가 따르기 마련이다. 전달된 정보에 대한 피드백이 돌아오므로 크게 봐서는 정보의 양방향 전달, 즉 소통에 가깝다.

단, 보고를 그냥 자주 해서는 안된다. 그저 폭탄을 주고 받는 것만으로는 위험하다. 폭탄이 어떻게 작동하며 언제쯤 터질 것이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한 상태에서 폭탄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폭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즉, 왜곡되지 않은 정확한 보고, 너무 늦지 않게 제때 이뤄지는 보고는 보고를 하는 이는 물론 보고를 받는 이 모두를 살리는 긍정적인 행위다.

이러한 이치를 안다면 보고를 두려워 하거나 게을리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