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창업 or 늙어서(?) 창업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임지훈 심사역의 ‘젊은 친구들은 왜 창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글을 읽고 트랙백을 걸어본다. 3가지 이유로 인해 가능한 일찍 창업 전선에 뛰어들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

1)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2) 충분한 보상의 가능성이 있다
3) 젊으면 잃을 것도 별로 없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따른다. 무조건 창업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위 3가지 이유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하지 말라’는 얘기도 된다. 개인적으로 젊어서 창업 – 직장 생활을 경험해 보지 않은 학생 신분에서의 창업은 권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위 3가지 이유의 반론에서 시작된다.

1)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혹시 주위에 성공한 벤처 창업가가 있다면 물어 보라. 창업한다고 해서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을까?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 더 많을 껄? 경영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하고 싶은 일이 하기 싫은 일로 변질되는 경우도 부지기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하는 것은 옳지만, 창업을 해서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2) 충분한 보상의 가능성?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창업 수년만에 수 천억 ~ 수 조대의 자산가로 우뚝 선 국내외 성공 사례만 관심을 가질 뿐. 실패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98%의 창업가는 실패를 맛보는 게 현실이다. 충분한 보상이 아니라 충분한 손해를 입는다. 가능성으로만 따지면 로또보다는 나은 선택이겠지. (나도 그렇지만) 인간이란 대개 자기긍정의 동물이라 아무리 보수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성공을 바라는 게 인지상정. 실패를 가정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은 없겠다만 지나친 낙관과 보상심리도 금물이다.

3) 젋으면 잃을 것도 별로 없다?
어느정도 동의한다. 처자식의 미래가 자기 어께에 달린 상황에서야 모험이 쉽지 않지만, 혈혈단신 혼자의 몸으로 크든 작든 자신만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간다 …. 아! 멋진 풍경이다. 하지만 현실은?

30-40대가 보기에 20대가 가볍다는 것이지 과연 20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20대도 그 나름대로의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그걸 도외시하고 무조건 창업 전선으로 밀어낼 수 있을까? 마치 패배가 뻔한 전선으로 훈련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어린 병사들을 보내야 하는 모병관의 심정이 이와 비슷할지도.

반론을 위한 반론이었는데 …
그래서 어떤 세대가 창업에 적합하냐?라고 묻는다면, 나 역시도 20대라고 답할 수 밖에 없다. -.,- 30대 중반만 넘어서도 사실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세상에 물 들기 전에(타협하기 전에) 창업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좌충우돌 20대를 창업 전선으로 내미는 풍토보다는 조금 경험하고 스스로를 되돌아 본 경험(?)이 있는 30-40대에게 창업을 권하고 도울 수 있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지원책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요즘 같아서는 학생 창업 외엔 죄다 인생 실패자의 로또 역전 도전기 취급을 하는 것 같아 좀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