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시대 입소문 전자상거래 전략 PRE-Commerce

소셜 시대 입소문 전자상거래 전략 PRE-Commerce10점
밥 피어슨 지음, 김익현 옮김/에이콘출판

전자상거래에 대한 책은 많다. 그리고 마케팅에 대한 책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이전의 마케팅에 대한 책은 별로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케팅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도구로 여기고 상거래 이후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상품을 먼저 준비하고 그 상품을 잘 팔기 위해 마케팅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

‘소셜 시대 입소문 전자상거래 전략 PRE-Commerce (이하 프리커머스)’는 정반대의 논리와 주장을 담은 책이다. 전자상거래 이전에 마케팅을 먼저 고민하고 행동하라는 조언을 담은 책이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 중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몫은 단 1%에 불과하며 그 이전의 단계가 99%를 차지하므로 이런 이전 과정 – 즉, 프리커머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 팝 피어슨은 서문을 통해 프리커머스의 정의와 가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채널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 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 이제 고객들은 여러분이 개발하거나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더 이상 여러분들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다른 고객들, 특히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들에게 말을 건넨다 … 많은 고객들이 이미 결정을 내린 뒤에 매장이나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 나는 이런 새로운 현상을 프리커머스(Pre-Commerce)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프리커머스의 중요성에 대해 100% 공감한다.
이론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프리커머스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바 있다. 10년 전 몇몇 지인들과 함께 고가의 기계식 키보드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적이 있다. 당시 제품을 확보하고 쇼핑몰을 만들기 전에 키보드 커뮤니티를 먼저 만들어서 브랜드와 품질을 먼저 알렸다. 각종 뉴스와 리뷰, 공동구매를 통해 고급 키보드 애호가들과 먼저 교류했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상거래로 연결시켰다. 당시 이러한 초기 전략이 없었더라면 사업을 쉽게 안착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경험을 통해 상거래란 기본적으로 소비자와의 대화를 나누는 비즈니스라는 점을 깨달았다. 하물며 이미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스테디셀러가 아닌 신제품이라면 제품보다 먼저 소비자를 알아야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업가들이 이런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나 요즘같이 정보가 연결된 인터넷 시대에 단지 품질 좋은 상품을 적당한 가격에 널리 판매하는 것만으로(이른바 4P –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프리커머스는 고전적인 마케팅 요소인 4P 대신에 4A (인식 Awareness, 평가 Assessment, 행동 Action, 평가 assessment, 홍보대사 Ambassador)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입소문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과 절차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뻔한 얘기같지만 좀처럼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다. 실행에 옮기려 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여기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프리커머스는 한마디로 ‘입소문 마케팅을 위한 지침서’다. 저자의 논리와 이론뿐만 아니라 세일즈포스닷컴, 델, 자포스 등 각 장별로 짧은 사례 소개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시장조사의 데이터만 보지 말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막연한 금언을 어떻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한 도움말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입소문 마케팅 사례집은 아니다. 이론과 실제를 섞어놓은 중간자적 성격을 지닌 책이다. 전자상거래나 온라인 마케팅 실무자라면 사내 교육용이나 지침서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다. 프리커머스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강조하는 책의 전반부와 달리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학구적인 뉘앙스가 많이 묻어난다. 아마도 번역에 대한 역자의 스트레스가 꽤 심했을 듯 ^^

책의 내용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문구는 “모든 불만은 기회다”라는 말이다. 전자상거래를 준비하거나 전자상거래를 위한 마케팅 실행에 고민과 불만을 가진 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