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라는 앱이 주는 의미 “혁신은 멈추지 않아”

흔히 말하는 사진 공유앱이란 게 있다.
‘사진을 찍어서 전송하고 사용자들끼리 공유하는’ 그런 방식의 앱이다. 요즘 이런 앱은 지천에 널렸고 스마트폰에서조차 기본으로 내장된 기능 중 하나다. 인스타그램(Instagram)과 패스(Path)가 대표적인 예다. 넓게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도 사진이 널리 공유되고 있고 국내에는 카카오스토리도 있다.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 출현 이후로 사진 공유앱에 더이상의 혁신은 없다고 생각했다. UI나 편리성, 추가 기능의 여부만 살짝 다를 뿐, 근본적인 사진 공유앱의 역할은 인스타그램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내 고정관념이었다.

Rando
Rando

Rando라는 스웨덴에서 만든 앱이 있다.
Rando로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이 전세계 Rando 사용자 중 한 사람에게 무작위로 전송된다. 그리고 나 역시 전세계 Rando 사용자의 사진 중 한 장을 받는다. 사용자가 알 수 있는 건 내 사진이 어디로 갔는지, 내가 받은 사진이 어디에서 왔는지 두가지 사실 뿐이다.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사진 프레임이 원형이라는 것 뿐. (인스타그램의 경우 정사각형이다) 한때 유행하던 ‘돗단배‘ 같은 랜덤 채팅앱의 사진 버전이랄까.

즉, 사진 촬영 기능에 랜덤 송수신 기능만 더한 기능적으로 대단히 심플한 사진 공유앱이다. 사람에 따라 “뭐야? 이게!”라고 할 만큼 어이없는 앱일 수도 있는데 … 이게 은근슬쩍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이다.

트위터나 미투데이에서 슬슬 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패스에서도 Rando로 찍은 사진이 심심찮게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인스타그램이나 포스퀘어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던 그 때와 비슷한 패턴이다.

» 소셜을 제거하고 감성을 얻다

기능적으로는 단순하지만, Rando에는 큰 매력이 하나 있다. 바로 ‘소셜’을 제거했다는 것.
적어도 모바일 앱 세계에서 소셜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곤 한다. 되도록 많은 ‘친구’들과 연결되어야 하고 멋진 ‘사진’을 올려서 많은 ‘좋아요’를 받는 일이 의외로 만만치 않다. 자연스럽게 누가 많은 ‘친구’들을 거느렸는지, 누가 더 많은 ‘좋아요’를 얻었는지에 대한 서열이 매겨진다.

Rando는 그 부분을 과감히 버렸다. ‘좋아요’도 없고 친구 관리도 없다. 사진 교환 대상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없다. 그저 전세계 누군가와 랜덤하게 사진을 주고 받을 뿐이다. 그것도 대등하게 말이다. Rando는 이성을 제거하고 감성에 의존한 앱이다.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이번에는 어디서 어떤 사진을 받게 될까?라는 기대와 설레임이 있다. 인스타그램과 패스에서는 얻지 못한 즐거움이다.

이게 제2의 인스타그램이 될지 아니면 사진판 돗단배에 그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당분간 더 이상의 혁신이 없을 것 같던 사진 공유앱에도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 비단 손바닥 위의 작은 앱뿐만 아니라 세상 이치가 모두 그러할 것이다. 내게 작은 깨달음을 준 Rando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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