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곱씹는다는 것

실패를 곱씹는다는 것은 대단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헤집는 고통과 함께 초라해진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웬만한 용기를 가지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다. 그런 면에서 아래 두 분의 글은 내게도 큰 자극이 됐다. 어떤 심정으로 글을 쓰게 됐는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스타트업을 그만두며 깨달은 3가지 by 정민철
첫번째 창업팀의 이탈, 그리고 또 다른 시작.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며 이글을 쓰기까지 4주가 걸렸다 …

홈클의 흥망성쇠 by 전주훈
서비스 종료 후 남기는 글. 2016년 4월 6일 홈클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


나 역시 불과 얼마 전, 마소를 맡아 운영하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게 됐다. 딱 30개월 만이다.
시작부터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그나마 30년이 넘은 매체가 폐간에 이르지 않고 그 불씨를 연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에 위안을 삼는다. 어쨌든 실패는 꽤 고통스런 일이다.

위 링크의 두 분처럼 ‘왜 실패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 여러 가지 원인이 떠올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하나더라. 야구로 치면 “내 스윙을 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완벽한 조건은 없다. 한정된 제약 조건 속에서 환경과 제약에 굴하지 않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내 스윙을 했었어야 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점이 가장 뼈아프다. 누굴 탓하랴. 결국,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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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끝을 내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 결국 끝을 맺었다.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무엇보다 본인의 어설픈 포부에 이끌려 고생만 하다 보낸 동료, 후배들에게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일일이 찾아가 인사하지 못하는 심정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믿고 기다려 주고 지원해준 주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아울러 마소의 명맥을 다시 이을 수 있게 해준 C 매체 분들의 현명한 선택에 감사를 드린다. 마소의 멋진 부활을 기대한다.

이제 백수이다.
한두 번 겪는 처지는 아니지만 늘 겪을 때마다 낯설다. ^^;
당장은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다. 사실 몸도 마음도 온전하다고 하면 과장이겠지. 하지만 40대 아저씨의 삶이란 게 그리 녹록지 않기에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할 터.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지금은 그게 유일한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