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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호칭을 없애면 조직이 평등해지고 창의성이 살아날까?

2012년 4월 18일 | pm 4:08

보통 사회/경제 기사 중에서 오래된 떡밥이 하나 있다.
한 20년 묵어서 이제 쉴대로 쉰 떡법인데, 바로 호칭 파괴에 대한 환상이다. 어느 기업에서 부장, 차장, 과장 같은 직급 호칭을 없앴더니 조직 수평화에 큰 도움이 되더라 혹은 될 것이다… 라는 도시전설 말이다.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단골 메뉴로 오늘도 하나 떴다.

인터넷 업계엔 ‘부장님·차장님’ 없다 – 아이뉴스24

“호칭 파괴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각 직원들의 역량에 맞는 역할 수행과 보상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며 “각자의 전문성도 인정하고 직원들 간 존중하는 문화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민국 기업에서 직급 호칭에 대한 문화는 매우 뿌리깊다. 그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사에서처럼 호칭 파괴를 통해 직위에 따른 서열화를 없애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결론이 나 있다.

그다지 … 효과 없음.

제아무리 선배 직원에게 ‘김PD, 박매니저, 길동님’이라고 불러봐야 본인이 권한과 의사결정권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호칭은 대등한데 “왜 나는 ‘김PD, 박매니저, 길동님’에게 결제를 받으러 가야하는 거지?”라는 어색함과 불편함만 남을 뿐이다.

또한 수직 계열화가 호칭 따위에 무너질만큼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수평화는 직급 호칭 같은 피상적인 문제보다 권한 이양과 분산에서 출발한다. 사원이 이사의 의견에 반대하고, 사장이 과장에게 컨펌을 받을 수 있도록 권한을 주면 자연스레 조직 수평화가 이뤄지고 상하간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해 진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창의력과 자발성도 피어오르게 마련이다.

호칭 문제를 다루는 기사 역시 보통 쓸 거 없을 때 나오는 보도자료이거나, 기자라면 한 두번씩은 우려 먹은 아이템. 20년 전에도 똑같은 기사가 나왔다. 지난 20년동안 변한 게 없이 똑같은 얘기가 반복된다면 그게 결코 답은 아니라는 얘기.

호칭은 권한을 상징하는 아주 작은 현상일 뿐이다. 바꾸려면 조직과 문화를 다 바꿔야 한다.
쓸데 없는데 힘 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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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을 바꾸면 조직문화가 달라질까?

2007년 7월 4일 | am 6:01

아침 뉴스 서핑을 하면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뉴스 블로그] 부장·과장 선배님·~후배·~씨로 불러요

요약하자면, 수직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혁신코자 직급 위주의 호칭을 일반 호칭으로 바꿨다는 것. 급변하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70~80년대 상명하복식의 수직적 조직문화로는 더는 효과적인 기업의 경영이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하겠다. 더구나 IT나 닷컴이 아닌 전통 있는 제조업체에서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면에서 H기업의 호칭 변경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호칭의 변경이 과연 조직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필자는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회사의 조직문화는 대단히 수평적이고 탈권위적이었다. 외국계 임원과 파견 인사가 있었던 관계로 영어와 우리말을 동시에 써야 하는 경우가 잦았는데(상당한 스트레스였다 -.,-), 영어의 경우 Mr.~ 정도가 고작일 뿐, 특별히 존칭을 사용하거나 직급을 따로 부르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우리말로 상사를 부를 때에는 자연스럽게 ~부장님, ~대리님이라고 불렀다. 꽤 이질적인 호칭 문화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의 조직 구조나 문화가 혼란을 겪은 것은 아니다.

회사의 조직문화는 조직원 상호 간의 신뢰와 책임, 커뮤니케이션 방식, 그리고 의사결정 방식 등 다양한 요소로부터 기인한다. 어제의 ~부장님이 오늘 ~님이 된다고 해서 수직적인 조직이 수평적이 될 수 있을까? 회사가 수평적인 조직을 필요로 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꾸구자할 때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호칭의 변경이 아니라 권한의 이양(분산)과 Bottom Up식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보장이다.

결정하고 실행하는 권한을 주고(물론 책임도 함께 따른다) 자유로운 언로를 확보해준다면 누가 뭐라지 않아도 조직의 수직적 높이는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위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의견을 묵살하거나 제대로 피드백해주지 못할 때, 조직원은 윗선의 눈치를 보고 자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지시가 떨어지길 기다린다.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기 보다는 집단의 조직력에 의지하기 마련이다.

조직의 수직적 높이를 허무러뜨리기란 쉽지 않다. 경영 최상층에서부터 솔선수범은 물론 상하층 간의 의사소통의 자유 보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직 구성권 스스로의 능력 배양이 필수적이다. 능력과 자신감을 갖추지 못한 조직 구성원이 권한만 요구하고 책임을 회피할 때 수평적 조직문화는 자칫 사공 많은 배로 비하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하지 않았던가.

해당 기사가 짧은 관계로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순 없지만, H기업 역시 아마도 이 같은 조직문화를 먼저 변혁한 다음 마지막으로 걸림돌이 되었던 호칭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그러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신문 가십기사 한 토막에 그치고 말 테니까.

Written by GOOD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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