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폰의 위치 정보를 열어봤더니 …

요즘 아이폰의 (무단?) 위치 정보 수집이 화제라고 해서 호기심 삼아 나도 한 번 해봤다.
맥용 iPhone Tracker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후 아이폰을 맥과 연결하고 iPhone Tracker를 실행하면 (1~2분 정도 후에) 지도에 기록된 위치 정보가 표시된다. 너무 간단해서 허무할 정도.

당연히 서울쪽의 위치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서해안쪽은 놀러가서 찍은 게 많은 모양이다. 경부-호남고속도로를 거쳐 처가집에 가서 찍은 것도 많다. 길 찾느라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지도엔 나와있지 않지만 휴가갔던 필리핀도 몇군데 찍혔다.

GPS가 탑재된 스마트폰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위치 정보가 기록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실체를 확인하니 좀 놀랍기도 하다. 아이폰4 구입 이후 전혀 가보지 않은 곳도 간간히 찍힌 걸 보니 정확도가 아주 높지는 않은 듯. 하지만 이 게 시사하는 바는 아주 크다.

관점은 두 가지다.
첫째, 애플이 사용자의 위치 정보 수집을 합법적으로 하고 있느냐다.
일반 피처폰도 기지국망을 통해 대략적인 위치 정보는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경찰 수사에 쓰기도 한다. 가끔 수배 용의자를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검거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이 바로 그 예다. 위치 정보 기록 자체는 기술적인 이슈일 수 있으나 그 활용은 사용자의 동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부분에서 애플은 명확한 해명과 향후 절차에 대한 언급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사용자 역시 스마트폰 사용 시 위치 정보가 기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대부분 한 두번 쯤은 지도 앱 등 특정 앱을 사용할 때 ‘위치정보를 허락하겠느냐’는 푸시 알람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수락하든 거부하든 개인의 명확한 의사결정도 필요하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지날 때마다 거리 광고판에 연관된 광고가 뜨는 광경이 있다. 얼핏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개인 정보 보호라는 관점에서는 민감한 부분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개인이 누리는 혜택도 늘어나지만 감수해야 할 부분도 그만큼 늘어난다. “나는 몰랐다. 이게 모두 제조사/이통사 책임이다”라고 고집을 부리기엔 이미 시대가 너무 앞서 가있다.

p.s 1> 이번 이슈에 대한 일부 언론사의 객관적이지 않은 얄팍함과 부추김이 눈에 거슬린다. 의례 그러려니 하지만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세와 분석이 아쉽다.

p.s 2> 2011년 4월 28일 새벽(한국시각)에 애플이 해명안을 내놓았다.
간략히 번역하려 했는데 광파리님께서 먼저 정리하셨다(잠도 안주무시나 보다 ^^). 감사~ ‘아이폰 위치정보 저장에 관한 애플 측 해명‘ 한 줄 요약하면 “그런 적 없고 기술적인 문제다. 몇몇 버그가 있는데 개선하겠다” – 애플답지 않게 좀 옹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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