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무가지 킬러?

어제 아침 출근길에 트위터에다 “문득 신문보다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전철 승객들이 더 많아 보인다. 조용하지만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트윗을 날렸는데 꽤 여러분의 공감을 받았다. 나 말고도 이러한 온도 변화를 감지한 분들이 많은 걸 보면 뭔가 바뀌고 있긴 한 것 같다.

지난 해만 하더라도 출근길 지하철은 무가지 세상이었다. 각 역 출입구에는 열종이 넘는 무료 배포대가 직장인을 유혹했고 지하철 선반에는 보다 남긴 무가지로 가득했다. 버려진 무가지를 수거하는 어르신들이 급격히 늘어나던 것이 불과 1년 전이다.

가판대에서 500원을 주고 건네받던 신문(주로 스포츠신문)을 무가지가 대체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걸 다시 스마트폰이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양상과 내용은 좀 다른 듯 하다. 그에 대한 몇가지 의문점과 나름대로의 해석을 정리해 본다.

Q. 신문/무가지를 스마트폰이 대체한다고 했는데 근거는?
A. 없다. 그냥 느낌인데 아마 맞을 거다. 누가 조사 좀 해주면 좋겠다.

Q. 무가지 시장이 줄어들 것인가?
A. 이미 줄었다. 지하철역 앞 무료 배포대 갯수가 크게 줄었고 소리없이 폐간된 매체도 많다.

Q. 대세가 스마트폰으로 간다면 무가지앱을 만들어야 하나?
A. 만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별 효과는 없을 것이다. 이유는 세가지다. △ 첫째, 모바일은 이미 무료다. △ 둘째, 무가지가 누리던 폐쇄 효과를 앱에서는 누리지 못한다. △ 셋째, 무가지에선 뉴스와 광고를 보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뉴스와 광고보다 다른 활동(메시징, SNS, 게임 등)을 더 많이 한다.

Q. 무가지가 살아남을 새로운 활로가 없을까?
A. 뉴스와 광고를 지하철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무료로 전달하는 무가지의 장점은 스마트폰에 의해 고사되고 있다. 무가지의 최대 수익은 광고인데 모바일에서는 광고 집행력과 단가가 아직(많이) 낮다. 현재로선 수익성을 맞출 방법이 없다. 굳이 살아남을 필요가 있나? 대체 수단이 생기면 기존 수단은 사라지는 게 정상이다.

Q. 그럼 어쩌란 말인가?
A. 나 같으면 여유가 있을 때 빨리 접고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 광고를 위해 콘텐츠(뉴스)를 미끼로 삼는 게 아닌 상거래를 위해 콘텐츠(생활정보)를 미끼로 파는 비즈니스(지하철 기반 위치 광고, 모바일 할인쿠폰)를 선택할 것이다. 새로나온 편의점 샌드위치 50% 할인쿠폰을 특정 지하철역에서만 받을 수 있게 한다던지 … 지하철은 국내 몇 안되는 위치 정보 활용의 보고이다.

관련하여 지하철내 스마트폰 이용 실태에 관해서는 전설의 에로팬더님의 설문 통계 자료 ‘[인터뷰]지하철에선 스마트폰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를 추천한다. 단순한 추측을 현실적인 자료로 뒷받침 해주는 귀중한 자료다.

p.s> 모 언론사닷컴 기획실장을 하시던 분이 재작년에 ‘무가지에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리를 옮기셨는데 … 당시 말리고 싶었는데 내 코가 석자인지라 말리질 못하겠더라. 지금도 잘 계시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