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획서에는 형용사가 없다”는 진리

평소 즐겨찾는 블로그 중에 게임프로그래머 shg님의 ‘나의 게임개발 회고록‘이라는 블로그가 있다. 게임 관련 개발과 기획, 각종 이슈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고마운 블로그다. 특히 개발자 입장에서 기획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다룬 글이 영감을 준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래와 같은 글.

좋은 기획서는 ‘형용사’가 없다. – 나의 게임개발 회고록
기획서에서 ‘형용사’는 실무 개발자를 혼동으로 빠뜨리고, 수많은 똥개훈련으로 개발자를 지치게 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전달되는 기획서는 형용사를 하나도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게임 기획/개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글이 주장하는 바에는 100% 동의한다.
기획서에 정의가 불분명한 형용사를 남발해서는 안된다. 좋은 기획서는 거의 명사와 동사로만 현상을 표현한다. 그래야 구현자(개발자/디자이너)가 명확하게 컨셉을 파악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구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기획서는 그저 종이 쪼가리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위의 글이 기획자를 그저 씹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 기획 분야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지만 사실 이러한 비판의 기저에는 기획 업무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서 우러나온 것이리라. 기획 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이런 글은 결코 나오지 못한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명사와 동사로만 지정된 ‘딱딱한’ 기획서는 자칫 구현자의 창의력과 구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또한 기획서 자체가 100%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대개 초기 기획서는 99% 수정이 필요하다) 기획서대로만 구현했다가 원하는 산출물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기획서에는 가급적 형용사가 없어야 하지만, 구현자의 창의력을 구속하지 않는 선에서 어느정도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 여유는 기획서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서 밖에 존재한다. 즉, 기획자와 구현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비판하기 전에 먼저 제대로된 문서부터 만들어라!
비판하기 전에 먼저 제대로된 문서부터 만들어라!

리눅스 커뮤니티 쪽에서 RTFM이란 말이 자주 쓰인다. “Read The Fucking Manual (질문하기 전에 빌어먹을 매뉴얼부터 읽고 와라)”이란 뜻이다. 구현자를 탓하기 전에 좋은 기획서부터 만들자. 그리고 좋은 기획서가 잘 구현이 되도록 구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게을리 하지 말자.

<석줄 요약>
좋은 기획서에는 형용사가 없거나 적다. 대신 명사와 동사가 많다.
(빌어먹을) 좋은 기획서부터 만들자.
좋은 기획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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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백: 사용자와 개발자간의 시선 차이 | GOODgle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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