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착지

회사 NAS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백업하기 위해선 최소한 500GB, 넉넉하게는 1TB급 온라인 저장 공간이 필요했다. 결코 만만한 용량은 아니지만, 이정도 용량이야 월 1~2만 원만 내면 아마존이나 드롭박스 등 물 건너 서비스는 물론 국내 클라우드/스토리지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 – 정확히 말하면 사용료를 낼 주체가 없는 상태라고 해야겠지. 어쨌든 무료로 최소한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했다. 영미권 서비스 중 5~30GB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은 많이 있어도 TB급 서비스는 없다. 여러 개의 계정을 묶어 사용하는 꼼수를 발휘해도 100GB 남짓. 결국 대륙으로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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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 포털 서비스인 바이두가 제공하는 바이두 클라우드(pan.baidu.com) – 가입하면 기본 5GB를 주지만, 모바일앱을 설치하면 통 크게 2TB 용량으로 업그레이드해 준다. 텐센트(weiyun.com)나 치후360(yunpan.360.cn) 같은 곳은 심지어 10~36 TB 용량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가장 믿을만한(?) 중국 서비스라는 점에서 바이두 클라우드를 선택했다.

중국어 외 영어나 한글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 그래도 국내 사용자가 많아서 윈도용 클라이언트의 경우 한글 패치가 있더라. 그리고 해외 서비스라 전송 속도는 느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어마어마한 용량 덕분에 모든게 용서가 된다. UI나 편의성, 맥 OS X 지원 등 플랫폼 다양성 등도 여느 서비스 못지 않다. (보안쪽은 일단 기대 자체를 안하니까)

대륙이 전자기기만 싸게 잘 만드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SW 기술도 일취월장했다. 일단 규모에서 압도한다. 당연히 국내 서비스는 명함도 못내미는 상황이고 영미권 유수 서비스들도 직접 경쟁하기 버거 울 정도다. 이미 토렌트나 커스텀 롬(ROM) 등 어둠의 웹 세계에선 중국 클라우드가 대세다.

내 평생 중국 IT 서비스를 사용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양(量)은 중국이 질(質)은 미국이 … 이러다가 ‘국산 SW’, ‘국산 서비스’라는 명분이 의미가 없어질 날이 오는게 아닌가 싶다. 일개 사용자 입장에선 그저 편하게 쓰면 그만이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